▲황흥룡 통일교육진흥연구원 원장. ©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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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 저물고 있다. 곧 2019년이 떠나고 2020년이 접근할 것이다. 2019년을 아끼고 사랑했던 마음으로 2020년도 더욱 아끼고 사랑할 생각이다.
돌이켜보면 격동의 해가 아니었던 때가 없었고 다사다난 하지 않았던 시절이 없었다. 그래서 인간세상의 삶 자체가 본질적으로 격동과 다사다난을 내포한 것이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큰 전쟁, 큰 항쟁, 큰 자연재해, 큰 이슈가 없었던 2019년은 상대적으로 평온했던 해로 평가되어야 할 것 같다.
그런 와중에도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4강중 우리와 거리가 먼 러시아를 제외한 미국, 중국, 일본이 내적 변화와 외적 각축의 상황에 놓여 있고 이러한 상황이 우리 국내정치에 상당한 영향을 끼지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미국정치의 풍운아 트럼프가 전개하는 노골적인 장사꾼 정치가 탄핵을 이슈로 미국을 흔들고 있고 미중대결, 북미협상, 방위비 분담금, 지소미아로 한반도를 흔들고 있다. 트럼프는 초기에는 분단상태라는 현상유지를 타파할 가능성 때문에 주목받았지만 지금은 예측불가능하고 위험한 도박성 때문에 강력한 기피의 대상이 되었다. 우리에게는 특히 그렇다.
수교 이후 우리와 중국의 관계는 비교적 원만했고 중국이 분단된 남북한에 균형있는 자세를 취함으로써 대중무역이 급신장하는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이 남한에 사드를 배치하여 미중대결이 고조되면서 한중관계 역시 시험대에 올랐다. 미중관계와 북미관계는 별개의 관계일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미중대결 상황에서는 북미관계의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으로 표현되는 내부 역동성의 상실이 주목된다. 그후 국내의 재정적자와 국내정치의 우경화를 두 축으로 한일관계가 비정상적으로 형성되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본이 중국 및 남북한 모두와 불편한 관계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일대일로로, 남한은 신남방정책으로 일본의 텃밭으로 간주되었던 동남아시아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변화를 단순히 유불리의 관점으로만 파악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 판과 전체 아시아 판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고, 이것이 2차대전 이후 형성된 논리로는 설명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평화는 짧다. 그것이 압도적인 힘의 우위나 불안한 힘의 균형에 의해 유지되기 때문이다. 기존의 힘의 우위나 균형은 새로운 우위나 균형으로 대체되려는 움직임에 놓인다. 지금이 그 시기다.
한반도와 동북아는 70년 동안 미국 중심의 패권이 미일동맹을 축으로 유지되었고 남한이 그 하위파트너로 참여했으며 그 결과가 한반도의 분단 및 분단상태의 유지라 할 수 있다. 지금은 그 기본축에 균열이 발생할 수도 있는 불안정한 상황이 예측되고 있다. heungyong5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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