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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팬데믹 공포 확산… “2억명 넘게 감염될 수도”

요하네스버그 정호식 기자 | 기사입력 2020/04/09 [19:43]
사회
아프리카, 팬데믹 공포 확산… “2억명 넘게 감염될 수도”
요하네스버그 정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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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4/09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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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브레이크뉴스=요하네스버그 정호식 기자>

 

▲ 최근 짐바브웨 젊은 셀러브리티(유명인)의 죽음은 아프리카가 직면한 코로나19 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TV쇼와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젊은층에서 인기를 얻은 저널리스트 조로로 마캄바(30)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 3일 만인 지난달 23일 숨졌다.   © 호주브레이크뉴스

 

전 세계를 초토화 시키고 있는 코로나 19가 아프리카 대륙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억명이 넘는 감염자 발생 우려까지 낳고 있다.

 

아프리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8일(현지시간) 1만명 이상을 기록하면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아프리카 전역을 휘감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응했던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아프리카에서만 코로나19 확진자가 2억500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짐바브웨 젊은 셀러브리티(유명인)의 죽음은 아프리카가 직면한 코로나19 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TV쇼와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젊은층에서 인기를 얻은 저널리스트 조로로 마캄바(30)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 3일 만인 지난달 23일 숨졌다. 그의 아버지 제임스 마캄바는 미디어그룹을 운영하며 정계에도 진출해 짐바브웨 정치경제 분야 거물로 통한다. 마캄바는 짐바브웨의 ‘금수저’인 셈이다.

 

▲ 남아공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열흘간 남아공 전역에 락다운(봉쇄)조치가 실시됐다. SABC NEWS 캡처  © 호주브레이크뉴스


 그의 죽음은 짐바브웨 의료 현실을 들춰냈다. 짐바브웨 일간 데일리뉴스에 따르면, 마캄바는 앞서 20일간 미국 뉴욕에 다녀왔다. 이후 가벼운 감기 증상을 보여 동네 의원을 찾았지만 의사는 코로나19 검사 대신 단순 감기약을 처방했다. 집에 돌아온 마캄바는 지난달 20일부터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바로 다음날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의 윌킨스병원을 찾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병원에선 치료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마캄바의 입원을 미뤘다.

 

우여곡절 끝에 병원에 입원했지만 병원에는 산소호흡기조차 없었다. 가족들은 얼마 전 사망한 친척이 사용하던 이동형 산소호흡기를 구해왔다. 하지만 미국산 산소호흡기의 어댑터가 병원 플러그와 맞지 않는다며 병원 측은 가족에게 어댑터를 구해오라고 요구했다. 간호사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그에게 다가가는 걸 꺼려했다. 결국 마캄바는 격리병동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보지도 못한 채 쓸쓸히 죽어갔다.

 

타임은 “‘마캄바처럼 부유한 사람도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데, 하물며 일반 시민들은 어떻게 치료를 받겠는가’라며 의료시스템에 대해 비관적인 여론이 짐바브웨에 팽배하다”며 팬데믹에 속수무책인 아프리카의 현실을 7일 전했다. 현재 아프리카 전체 54개국의 상황은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는다. 마캄바가 숨진 병원의 한 의사는 “짐바브웨 전체 산소호흡기는 20대도 안 된다”고 타임에 밝혔다. 사우스아프리카메일과 가디언에 따르면 인구가 2억명에 달하는 나이지리아에서 산소호흡기는 500대가 채 되지 않는다. 의료진 수도 부족하다. 사하라 이남 지역의 아프리카에서는 인구 1만명당 의사 수가 1명에도 미치지 않는다.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이탈리아에서 인구 243명 당 의사 수는 1명이었다.

 

이미 영양실조,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말라리아, 결핵 등의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프리카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는 것 자체도 힘들다. 짐바브웨 하라레에서 일하는 한 의사는 정부의 보복이 두려워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검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서 확진자 수가 적을 뿐 더 많은 환자가 있을 것”이라면서 “의료진이 사용할 보호장비조차 없어 의사와 간호사들이 먼저 감염될 것”이라고 타임에 말했다.

 

2014년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전염병에 대응했던 제리 브라운 박사는 “아프리카에서 2억5000만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9년 유엔이 발표한 세계인구전망에 따르면 아프리카 인구는 13억명이다. 이중 1800만명가량은 분쟁, 기후변화, 자연재해 등으로 터전을 잃고 난민으로 전락했다. 열악한 경제상황도 걸림돌이다. 짐바브웨 인권활동가인 모요는 “봉쇄가 한 달만 이어져도 코로나19로 죽는 사람보다 굶어죽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news2020@aubre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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