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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장례식을 치른 서길수 교수의 장례철학

“내가 살아서 조문 온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고...”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9/12/27 [10:46]
생활/문화
살아서 장례식을 치른 서길수 교수의 장례철학
“내가 살아서 조문 온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고...”
문일석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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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2/2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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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학자 서길수 교수는 지난 12월21일 “살아서 하는 장례식”을 치렀다. 이색 장례식임에 틀림없다. 대부분 장례식은 사후에 치른다. 그런데 서 교수는 '살아서 하는 장례식' 행사를 마련했다. 장례식 주인공은 살아 있는 서 교수였다. 

 

장례식 행사는 축사(고구려발해학회 회장 공석구), 축가(민족음악 가수 전경옥 : 바람의 빛깔, 함께 아리랑), 서길수 교수의 장례식 강의(책 두 권에 담은 내용 함께 나누기), 참석자들과의 대화(서길수 교수와의 대화-삶과 죽음에 관하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 행사에서 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낮밥은 슬픔이 없는 가족들이 대접했다.  

 

▲ 서길수 교수의 '살아서 하는 장례식' 장면. ©브레이크뉴스

 

서 교수는 살아서 장례식을 치른데 대해 “나는 늘 마음에 죽음을 새기며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것입니다. 어느 날 자식들에게 할 유언을 준비하면서 살아서 하는 장례식을 생각했습니다. ‘죽은 뒤 찾아오는 사람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내가 죽어서 누가 오는지도 모르는 장례식보다는 내가 살아서 조문 온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고 가는 장례식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하기 위해 장례식을 살아서 해야 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 대신 죽었을 때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부고 없이) 조용히 가려고 했습니다”고 말했다. 

 

▲살아있는 장례식에서 후배 학자를 만나는 서길수 교수(중앙)   ©브레이크뉴스

그는 “2009년 정년퇴직한 지 10년이 되었습니다. 2012년까지 산사에 들어가 3년간 ‘삶과 죽음’에 대한 공부를 하고 2012년 가을, 산에서 내려와 나머지 삶은 ‘함께 나누는 삶(回向)’을 살기로 했습니다. 나누는 삶이란 지금까지 내가 얻은 것을 정리하여 남겨주는 것을 뜻합니다. 하산하고 동아일보(2012. 9. 19) 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남은 생 책 쓰며 나를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하는 삶을 살 것입니다’라고. 그러므로 내 장례식은 책이 한 권 나올 때마다 한 번씩 하기로 결정했습니다”고 피력했다.

 

사람은 누구나 죽게 마련이다. 다음은 몇 유명한 이들의 세수(歲數)이다(무순). “예수 33세 △공자 73세 △석가 80세 △소크라테스 70세 △이순신 54세 △김삿갓 56세 △윤동주 28세 △이상 26세 △안중근 32세 △김대중 85세 △노무현 62세 △박정희 62세 △이승만 90세 △김구 73세  △신익희 62세 △조병옥 66세 △링컨 56세 △케네디 46세 △섹스피어 52세 △톨스토이 82세 △도스토에프스키 60세 △웨슬레 88세 △록펠러1세 98세 △칼빈 54세 △간디 78세 △괴테 83세”. 이들, 모두의 장례식은 사후에 치려졌다. 

 

그런데 살아서 장례식을 치른 서 교수는“살아서 하는 장례식은 출판기념회로 대신했습니다. 몇 번을 해도 좋은 장례식을 하자는 것이지요. 한 번을 하면, 책 1권을 나눕니다. 100번을 하면 책 100권을 나눌 수 있습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죽기 전까지 가능한 한 많은 장례식을 했습니다”면서 “저는 제 장례식에서 ‘내 죽음을 내가 보며 가게 해 달라.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연명치료를 하지 말고, 가능한 한 집에서 세상을 떠나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장례식에서는 ‘숨을 거두면, 장례식을 하지 말고, 화장터와 연락이 되는 대로 가능한 한 빨리 화장해야 한다. 될 수 있으면 24시간 안에 하되, 주검은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조용히 떠나는 것이 좋다’고 말 했습니다“고 소개한다.

 

▲저술활동을 위해  현장탐사 중인 서길수 교수.     ©브레이크뉴스

 

서 교수의 저서는 고구리ㆍ고리사 연구(高句麗ㆍ 高麗史 硏究) 등 6권이 있다. “▲1권 : 고구려 본디 이름 고구리(高句麗) ▲2권 : 장수왕이 바꾼 나라이름 고리(高麗) ▲3권 : 세계 속의 고리(高麗) - 몽골 초원에서 로마까지(2020년 출판) ▲4권 : 실크로드에 핀 고리(高麗)의 아이콘 닭깃털관(鷄羽冠)(2020년 출판) ▲5권 : 남북국시대의 고리(高麗)-당(唐)은 고구리 땅을 차지하지 못했다.(2021년 출판) ▲6권 : 후고리(後高麗)와 조선시대의 고구리ㆍ고리(2021년 출판)” 등의 역사 서적을 집필했다. 또 다른 저서로는 ① 『고구려 성』 ② 『고구려 축성법 연구』 ③ 『한말 유럽 학자의 고구려 연구』 ④ 『백두산 국경 연구』 ⑤ 『고구려 역사유적 답사』 ⑥ 『유적유물로 보는 고구려사』 ⑦ 『한국 학자의 동북공정 대응논리』(공저) ⑧ 『중국이 쓴 고구려사』(번역) ⑨ 『동북공정 고구려사』(번역)등이 있다.

 

서길수 교수. 그는 “새 책을 낼 때마다 장례식을 갖겠다”고 다짐했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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